지민은 어중간한 거리를 두고 금발 남자의 뒤를 따랐다. 남자의 집은 3층 왼쪽이었다. 그가 마룻바닥으로 들어서자 신발이 미끄러지듯 벗겨졌다. 지민이 신발을 벗으며 보니 운동화 뒤축이 꺾여 아예 슬리퍼처럼 변해 있었다. 그래서 아까 그렇게 신발을 끌면서 걸었구나. 남자의 집은 혼자 살기에 넉넉한 크기로 보였다. 안쪽 방은 문이 닫혀 있어 보이지 않았지만, 그...
쯧쯧. 남준이 혀를 찼다. 외진 골목에서 오싹한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여기 조명이라고는 골목 끝 깨진 주황색 가로등이 전부지만 남준은 괴한이 땅에 쓰러진 누군가의 옆에 무릎을 꿇고 주사기를 꺼내는 모습을 또렷하게 볼 수 있었다. 쓰러져 있는 사람은 체구가 작았고 그마저도 축 늘어져 보였다. 이미 의식을 잃은 사람에게 굳이 약물까지 쓰는 건, 그를 오랫동...
흰 제의를 입은 남자가 생활관을 빠져나와 큰 보폭으로 성전을 향해 걸었다. 빨리, 그러면서도 조용히 움직이느라 긴장한 뒷목에 진땀이 돋아나 있었다. 어둠 속에 최대한 몸을 숨기는 모양새였지만 발끝까지 희게 빛나는 사제복은 어디서라도 눈에 띌만한 것이었다. 하물며 모든 불이 꺼진 한밤의 성당에서야. 남자는 젊은이답게 재빠른 몸짓으로 제단 뒤쪽의 작은 문을 통...
> 슈짐< 1. 승강장 2. 피아니스트 민x무용수 짐 3. 인어 4. 비오는 날의 창가 5. 종군기자 지민 6. 결혼자금 모으는 슈짐 7. 외과의 민(래폽맛 조미료 조금) 8.펑크록으로 주접 떠는 민 9. 슬리데린 반장×래번클로 수색꾼 10. 민변 박변 > 랩홉 < 1. 의도치 않은 소개팅 2. 교수님들의 CC 3. 기타리스트 홉이로 ...
Silly love songs -Wings 12월이 되자마자 형이 말했다. 지민아, 가방 챙기자. 여행 가게. 아니, 여행요? 지금요? 라고 장난스럽게 받기도 민망할만큼 자연스러웠다. 그러니까 내가 얼떨결에 와 여행, 하고 거실에 여행 가방을 펼쳤지. 내 반응도 사실 몇 번에 걸쳐서 자연스러워진 거다. 이런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단 얘기다. 형의 고백으로 사...
짧은 낮잠으로부터 깨어난 호석이 가장 먼저 깨달은 것은 그가 누운 침대가 베이커 가의 익숙한 그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갑작스레 낯선 환경에 처하게 된 퇴역 군인들이 그러듯이 펄쩍 일어나 앉아 주위를 둘러보는 대신, 베이커 가에서 여기까지 딸려온 게 틀림없는 단 한 가지의 익숙한 물체를 향해 미간을 찡그렸다. 그 물체는 길고 마른 몸을 감색 코...
여기 봐 -방탄소년단 초여름 언제쯤으로 잡힌 크루 공연 날짜에 맞춰 곡을 뽑아내느라고 윤기는 겨우내 몇 평짜리 작업실 안에만 들어앉아 살았다. 그리고는 쌓여가는 작업물을 앞에 두고 지난 겨울을 돌아보다가 놀랍게도 그 모든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었다는 걸 깨달았다. 아니 잠깐, 그럴 만한 일인가? 눈구경이다 꽃구경이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을 즐겨본 적도...
그는 내가, 꽃그림자 밑에 앉아 막 울음을 터뜨리려던 찰나에 나타났다. 꼭 영화나 소설에 나올 법한 멋진 남자 같은 행동이지 않은가. 그러나 언제나처럼 대사에 문제가 있었다. 내 앞에서 차를 멈춰세우고 창문을 내린 그는 얼굴을 반쯤 창밖으로 내밀고, 도무지 내 북받침을 견뎌내지 못하겠다는 듯이 말했다. "야, 타." 내가 이렇게 표현한다고 해서 그 목소리에...
이 망상은 '정구기는 왜 향이 나는 것들을 모을까?' 라는 의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물론 그냥 좋아해서 모으는 것이겠죠. 그러나 향에 예민한 사람이라고 하면 알오버스가 자동반사로 떠오를만큼 정신이 썩은 저는 그렇게 단순히 생각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니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방탄을 알오버스 세계관에다 집어넣어 - 이 세계관에서 알파와 오메가의...
휴식기는 곧 작업기. 결국 언제나 그렇게 됐다. 활동이 막바지에 이를 때쯤이면 이번 활동만 끝내고 좀 쉬고 싶은데, 정말 쉬어야지, 그런 생각도 잠깐 들지만 막상 음악 방송 스케줄이 없는 그 주 주말부터 다들 조금씩 허전해 했다. 무대 서고 싶다. 팬들 보고 싶어. 기어이 누구 하나의 입에서 슬며시 컴백하고 싶다는 소리까지 나오면 야 소름끼쳐, 무서워, 이...
수면잠옷이라고 하는 게 맞나... 이 무슨 역전앞 같은 중언부언인지 그러나 적당한 명칭을 모릅니다. 그 엄청 보들보들한 안팎 모두 극세사로 된 그거 있잖아요 그거 말하는 것임 준홉의 경우 :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김남준이 수면 잠옷 사들고 신나서 들어오면 거실에 앉아서 일하던 호석이가 야 그거 먼지도 많이 날릴 거 같고 세탁은 어떻게 하느냐 다른 옷이랑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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