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찬 공기에 호석의 뺨이 따끔거렸다. 그의 귀는 바늘에 찔리는 것 같았고 손가락에는 거의 아무 감각도 없었다. 호석은 천문학과 마법의 역사 과목을 합친 것보다도 추운 날씨를 더 싫어했고, 그가 지금 견딜 수 있는 건 오로지 남준이 그의 목도리에 보온 마법을 걸어준 덕분에 추위가 조금이나마 나아졌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경기장에서 그리핀도르 팀이 빠져나올...
그는 부모님께 자주 편지를 쓰지는 않았다. 부모님과는 주로 휴대폰을 통해 소식을 주고받았고, 머글들이 만들어 낸 기술을 사용하는 데 젬병인 대부분의 마법사 친구들을 제외한 다른 몇몇 친구들과도 휴대폰으로 안부를 전했다. 그러나 사실 그의 부모님들께도 현대 기술이란 마법만큼이나 다루기 어려운 것이었기 때문에 호석은 가끔 중요한 일이 있을 때면 이렇게 편지를 ...
확실한 곳을 찾아 냈다고, 남준은 그렇게 말했다. 지나가던 누군가가 우연히 문을 열고 들어올 일이나 누군가에게 붙잡힐 일이 전혀 없다고도 말했다. 정말 괜찮은 계획까지 세워두었다고 했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우선 ‘괜찮은 계획’이라는 것의 첫 단계는 천문학 수업에 빠지는 것이었다. 사실 호석은 그게 썩 나쁜 생각은 아니라는 것을 인정했다. 천문학 수업...
이건 호석의 탓이 아니다. 그가 마법약 수업 동안 남준과 몇 번인가 쪽지를 주고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건 맹세컨대 이번 시간이 정말 특별히 지루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수다떨기 음료의 역사와 그 재료에 대해 배웠는데, 직접 할 수 있는 실습이라곤 전혀 없이 한 시간 내내 가만히 앉아 있어야 했던 것이다. 게다가 먼저 쪽지를 보낸 것도 호석이 아니었다. 남준이...
호석은 필요의 방이 말도 안 되는 소문이라고 믿기로 결심했다. 학생들 사이에는 그게 딱 필요한 시점에 갑자기 나타나는 걸 봤다는 이야기가 수없이 떠돌아다녔고 태형조차도 박교수를 피해 달아나던 도중에 그걸 발견했다고, 추호도 거짓말이 아니라고까지 말했지만, 호석에게만은 그가 필요로 할 때 그 방이 단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에게 그 방이 정말 간...
산 아래 마을에는 예로부터 산 중턱의 호수에 흰 표범이 산다는 전설이 내려왔다. 까만 표범이 산다는 것은 기정사실인 반면 흰 표범만이 전설로 취급되는 이유가 있다면 그 동물을 본 사람이 적어도 너무 적기 때문이었다. 온통 눈이 쌓이고 얼음 천지인 겨울에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신록이 우거지는 여름이나 온 산이 단풍으로 불타는 가을에는 흰 털의 큰 짐승이 눈에 ...
We belong (Feat.Katie Herzig) -RAC 01 낮고 빼곡하게 들어선 원룸들 사이까지 바람이 밀고 들어오는 날씨였다. 그 건물들의 틈바구니를 걸어 온 남준이 등을 떠밀리듯 현관으로 들어와 숙소 문을 닫았을 때 시각은 이미 새벽 네 시가 가까워 오고 있었다. 그 거실에서는 호석이 작은 스피커로 비트를 틀어두고 가사를 쓰는 중이었다. 한창 ...
하루 종일 비가 내린 날 늦은 밤에는 으레 마지막까지 연습실에 혼자 있게 된다. 다들 연습을 안 하는 게 아닌데 왠지. 같이 연습하다가도 한둘은 보컬실에 가고 한둘은 일찍 퇴근하고 그러다 정신을 차리면 나는 거울 앞에 혼자 등을 기댄 채로 남는다. 혼자 있는 연습실에 불을 다 켜 둘 필요는 없어서 거울 앞의 형광등 두개만 켜고 움직이다가 털썩 앉는다. 이를...
벅차 -B1A4 식사를 거르고, 몸이 좋지 않다는 핑계를 달고 이른 저녁부터 침대에서 이불을 머리 끝까지 올려 덮은 채 잠을 청했었다. 그리고 두 시간마다 한 번 자다 깨길 반복하며 밤을 지났다. 어두운 시간은 나를 할퀴고 꼬집고 지나갔고, 나는 고작 네댓 시간을 잔 다음 패잔병처럼 누덕누덕해져서 아침을 맞았다. 평소 같으면 아무도 믿지 않았을 아프다는 핑...
11월 1일 -Epik High 한창 좋은 주말 오후에, 사내 놈들 둘이 마루에 앉아, 드라마를 보고 있다. 남의 일이라면 교과서에 나오는 소설 속 한 문장이었더라도 학을 뗐을 장면이다. 그 한복판에 앉아서 TV 화면을 쳐다보고 있는 한 쪽이 나임에도 진작 일어서지 않고 편안히 이 곳에 머물 수 있는 이유는 그냥, 그냥 내 옆에 앉아 있는 나머지 한 쪽이 ...
Love hate -f(x) 정국은 아침 내내 불안했다. “안녕하심까, 저는 방탄소년단의 뷔입니다~!” 어젯밤, 일곱 명 모두는 후속곡 활동을 24시간도 채 남기지 않아 잔뜩 예민해진 상태로 잠을 못 자고 뒤척였고 정국은 결국 간만의 늦잠을 잤다. 반면 평소 늦잠 라인에 속하는 김태형이 제일 먼저 일어나 세수를 하고 앉아 있었는데, 그래. 정국은 그걸 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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